이미지 크게보기 연합뉴스

회계책임자 결심공판서 진술
전 회장 “문제 알고 추후 시정”

회원 수 41만 명이 넘는 전국 최대 규모 직능단체인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이 마스크 구입 대행 비위 의혹으로 고발되자 외식업중앙회 자금으로 변호사비를 우회 결제했다는 당시 회계 책임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외식업중앙회 회장단의 비위 의혹 수사가 검·경 간 사건 핑퐁으로 2년 이상 장기화하는 가운데, 관련 1심이 선고될 경우 본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연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판사는 지난 22일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 전모 한국외식업중앙회장과 강모 중앙회 산하 외식가족공제회 부이사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전 회장은 자신의 비위 의혹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외식가족공제회 이익금의 일부인 5000만 원가량을 변호사 선임비용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전직 회계팀장 A 씨가 출석해 “부가세 포함 착수금 5500만 원을 법인 계좌에서 전 회장 변호인에게 송금했다”며 “구두 보고 및 회장 승인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피고발인(전 회장, 강 부이사장)이 개인이어서 비용 처리 대신, 전 회장이 공제회에서 돈을 빌리는 소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대여금으로 회계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 회장은 “회장이 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고, 지출 당시 문제가 된다는 점을 몰랐으며, 다른 변호사의 조언을 받고 추후 시정했다”며 “업계 내 (공격성) 고발에서 비롯한 사건”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검찰은 벌금 300만 원을 구형하면서 “금전소비대차 형식으로 변호사비를 대납했는데, 추후 반환한 것은 양형 사유일 뿐 오히려 범행의 방증”이라며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대표가 업무 관련 수사를 받더라도 수임료를 회사가 지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1심은 내년 1월 10일 선고된다.

한편 전 회장은 2022년 1∼3월 중앙회 회원 대상 방역물품지원 대행 사업을 하면서 관련 물품을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억 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업무상 배임)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2022년 7월 경찰 고발 이후 검·경 간 여러 차례 사건이 오가는 ‘핑퐁’이 발생하며 2년 넘게 표류 중이다. 전 회장 측은 “마스크 등 구입 과정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한 기자 str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