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일하 동작구청장이 지난 2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동작구의 차별화된 청년 정책을 소개하며 “청년들이 동작구에 머무를 수 있는 ‘스테이 인 동작’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동작구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 박일하 동작구청장

19~39세 비율 32%… 서울 자치구 중 5번째
노량진 취준생·공시생 위한 반찬나눔 호응
월세 1만원에 거주 가능한 임대주택 제공
청년 고용한 中企엔 2년간 200만원 지원도

“지난해 ‘효도 콜센터’를 출범시키는 등 ‘효도하는 동작구’라는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습니다. 다음 과제는 청년들이 머무르는 동작구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박일하 서울 동작구청장은 지난 22일 구청장실에서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자치구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청년정책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추진하겠다”며 “청년이 많이 모일 수 있는 지리적 인프라에 만족하기보다 취업, 창업, 주거, 복지,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매력적인 정책을 추진해 청년들이 동작구에 머무를 수 있는 ‘스테이 인(Stay in) 동작’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구청장이 청년정책을 핵심 과제로 삼은 이유는 동작구의 청년 인구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동작구 전체 인구 대비 청년(19∼39세·동작구 청년기본조례 규정) 비율은 32.7%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5번째로 높았다.

동작구는 실제로 차별화된 청년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청년 반찬나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박 구청장은 “노량진의 취업준비생 및 공무원시험 준비생, 대학교 앞 원룸에 사는 1인 가구 청년들이 끼니를 거르거나 편의점 음식으로 때우는 것을 보며 반찬나눔 사업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관내 3개 교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농협 등 지역 내 기업에서 무, 배추, 밀가루 등을 후원받고, 자원봉사자들이 해당 교회 주방을 빌려 반찬을 만들어 청년들에게 전달해준다.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했던 공공임대주택인 ‘양녕청년주택’(일명 만원주택)은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현재 36가구가 모두 입주해 월세 1만 원으로 거주 중이다. 동작구가 설립한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의 수익금으로 임대료를 보전해준다.

특히 최근엔 청년 신혼부부용 임대주택으로 만원주택 확대에 나섰다. 박 구청장은 “출산율 저하 속에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뭔지, 신혼부부가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주거 안정이었다”고 말했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동작형 전세임대주택’ 사업은 동작구가 임대인과 전세계약을 한 뒤, 입주자로 선정된 청년신혼부부에게 월세로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방 2개 이상, 화장실 1개로 구성된 전셋집 7곳을 확보했다. 지난 4∼11일 모집 결과 100가구가 신청해 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주는 12월 말 시작될 예정이다.

청년 신혼부부 임대주택의 보증금은 해당 주택 원래 전세보증금의 5%이고, 월세는 1만 원이다. 임대료 차액은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의 수익금 지정 기탁금으로 보전한다. 동작구는 내년에 청년 신혼부부용 임대주택을 추가로 확보하고, 청년 식비 바우처 지원, 서울시와 매칭한 청년 월세 지원 등 신규 정책 도입도 구상 중이다.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일자리다. 이에 동작구는 ‘노량진 청년일자리센터’를 중심으로 채용시장 분석과 취업전략 수립을 돕고 있다. 어학·자격증 응시료(최대 현금 10만 원)와 취득 축하금(최대 50만 원), 취업 축하금(최대 10만 원·이상 지역사랑상품권)을 지원하는 ‘청년 구직활동 지원사업’은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자격증 취득 축하금과 취업 축하금은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청년 내일근속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을 고용한 중소기업에도 2년간 총 200만 원을 지원한다. 박 구청장은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해 보니 ‘취업 후 1년 만에 그만둬도 퇴직금까지 줘야 하니 부담이 커서 채용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며 “그 돈을 동작구가 부담할 테니 2년 이상 고용해달라는 취지로 마련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국토교통부 출신으로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까지 지낸 도시개발 전문가다. 그에 걸맞게 동작구를 천지개벽시키는 공약도 착착 이행해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남성역 역세권 활성화사업’이 수정 가결됐다. 통상 정비구역 지정까지 약 3∼4년이 걸리는데, 1년 6개월 만에 통과됐다. 박 구청장이 임기 초부터 추진한 ‘동작구형 정비사업’의 성과다. 동작구형 정비사업은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와 함께 정비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동작구가 직접 주민을 설득하고 인허가 기간도 단축해준다. 이를 통해 민선 8기 들어 역세권 활성화 5곳, 모아타운 4곳, 신속통합기획 3곳이 선정되는 결실을 봤다.

박 구청장은 “이르면 2030년까지 동작구를 하이퍼엔드 고층 아파트, 기업, 대형마트, 랜드마크 시설까지 갖춘 ‘고밀도 콤팩트시티’로 개발해 주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며 “자치구는 단순히 서울시의 하부 행정단위가 아니라,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 5∼10년 뒤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내년 동작구청이 이전하면 현 청사부지에는 영국 명문 사립학교 ‘위컴비애비스쿨’과 아이스하키장, 수영장 등이 들어서는 복합시설을 짓는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