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종교갈등 테러 추정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무장 괴한들이 이동 중이던 자동차에 총격을 가해 시아파 무슬림 4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니파와 시아파 간 종교갈등에 벌어진 테러로 추정된다.

2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 카이버파크툰크와주 쿠람 지역에서 무장 괴한이 보안군 보호를 받으며 이동하던 자동차 여러 대에 총격을 가했다. 이들 차량에는 시아파 무슬림 주민들이 타고 있었다. 주 경찰은 이 공격으로 42명이 사망했으며 2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최소 10명은 중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목격자는 차에서 내린 4명이 버스와 승용차에 총격을 가했고, 다른 이들도 차량 행렬에 총을 쐈다면서 “총격이 40분 동안 계속됐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파라치나와 페샤와르를 잇는 도로는 종파 간 갈등 속에 무장단체의 매복 공격이 발생하자 3주 동안 폐쇄된 후 일주일 전 개통된 곳이다. 당국은 정부 보안군까지 투입해 도로 감시에 나섰지만, 괴한의 총격에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모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부 장관은 이번 총격을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고,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과 셰바즈 샤리프 총리도 총격을 규탄했다. 아직 공격을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집단은 나오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카람 지역에서는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갈등으로 최근 몇 달간 수십 명이 사망했으며, 최근에도 시아파를 공격하겠다는 무장세력의 예고가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파키스탄에서 시아파는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두 종파는 대체로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지만, 시아파가 다수인 쿠람 지역에서는 수십 년간 긴장이 지속됐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