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진압 보복성 삭감” 비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경찰 특수활동비와 기동대 예산 등을 대거 칼질하면서 경찰 내부에서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예산을 볼모로 집회 관리·수사 등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비판이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20일 야당 단독으로 2025년도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경찰청 특활비 31억60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기동대 운영 및 관리 예산도 35억1400만 원 잘려나갔다. ‘지출 용도의 제한이 뚜렷하지 않다’ ‘안전관리 장비 사용의 최소화가 필요하다’ 등의 이유를 내세웠지만, 경찰 안팎에선 최근 민주노총 집회에서의 시위대와 충돌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야당 의원들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시위대 강경 진압 사과를 요구하며 ‘징벌적 예산 삭감’을 예고했다.

한 경찰관은 “불법 집회로 공권력을 무시하고 경찰관 부상자가 100명이 넘는 집회에서 생긴 일을 사과 안 한다고 예산을 깎는 민주당은 정도를 넘어섰다”며 “민주당사를 지키고 있는 경찰 인력부터 빼라”고 꼬집었다. 다른 경찰관도 “예산 삭감으로 협박해 청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데, 절대 사과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특활비 삭감은 디지털 범죄, 마약 범죄 등 보안을 유지하며 수사해야 할 업무가 늘어나는 현실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