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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사법 개정안 추진 논란

정부 수출 허가권+국회 동의권
법안 승인때 기밀 빠져나갈수도

국내 방산 업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방산 물자 수출 시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간신히 기회를 잡은 ‘K-방산’의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업체들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국회 승인 과정에서 민감한 정보들이 유출돼 ‘K-방산’ 수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22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방산 업체들이 개정안과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정보 유출 가능성이다. 방위산업 특성상 각 업체는 고객 정보와 가격, 수출 전략 등 민감 정보에 대해 최대한 기밀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출 계약을 진행한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비공개 심의라고는 하지만 국회 승인 과정에서 이런 민감 정보들이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 국가들은 자신들의 정보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국회 동의 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노출되면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업체들은 또 이미 방산 물자 수출 시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국회 동의까지 받는 것은 ‘이중 규제’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수출 허가권을 쥐고 통제하는 상황인데 국회까지 동의권을 행사하는 건 이중 규제가 될 수 있다”며 “아울러 국회 동의 절차까지 생기면 방산 물자의 수출 절차가 길어지는 등 납기일의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산 업체들은 반도체 등 군수물자로 활용되는 다른 수출 품목들의 경우 국회 동의 절차를 밟지 않는데 방산 업체에만 이 같은 규정을 두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도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방산 수출까지 정쟁으로 만들겠다는 민주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입법 독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법안은) 세계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과도한 규제이자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