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영역작전부’ 신설 배경

기존 조직은 대응 한계 판단
한미일 훈련도 고도화 전망

국방부가 합동참모본부 산하에 ‘다영역작전부’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북한의 위협이 핵·미사일 도발은 물론 쓰레기 풍선, 사이버 해킹 공격,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 등 ‘하이브리드전’ 형태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파병까지 결정하면서 북한의 전쟁연습 범위가 확대되고, 변칙적 도발 수단을 활용한 전쟁 수행 양상도 급변하면서 기존 조직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군은 판단하고 있다. 군은 육·해·공을 넘어 우주·사이버·전자기전 등까지 확장되는 현대전에 전면 대응하기 위해 다영역작전부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22일 다영역작전부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참 직제(대통령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된 것과 관련해 “우주·사이버·전자기 등 전장 영역의 확장에 대응하고, 인지적 차원의 통합정보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다영역작전부는 합참 전략본부 산하에 설치될 예정이며, 준장이나 소장급 인사가 부서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영역작전부는 기존 분산돼 있던 우주과, 사이버과, 전자기과 등의 기능을 통합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방침이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발표한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에서 우주·사이버·전자기 영역에서의 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국제전장에서 하이브리드전은 급부상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로 핵·미사일 고도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과 병행해 GPS 교란 등 전자전, 해킹 등 사이버전을 핵심 국방력 향상 과제로 삼고 수년째 역량 강화에 나선 상태다. 지난 2월엔 스티븐 와이팅 미국 우주사령관이 북한의 우주 역량에 대해 “우리의 우주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전자기전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분쟁 등에서도 가짜뉴스·해킹 등 사이버전과 전자기전이 총력 동원되고 있다. 군 핵심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전에 대응하려면 합참이 정보와 전략 기능을 중점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며 “합참을 군 전략의 헤드로서의 기능으로 재편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군이 다영역작전부를 신설함에 따라 한·미·일 3국 연합훈련도 더욱 체계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일은 지난 6월 해상과 공중은 물론 사이버 등 ‘다영역’에서의 3자 훈련인 ‘프리덤 에지’를 최초 실시한 데 이어 이달 13∼15일에도 사흘간 진행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