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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규모 이례적 공개, 위기설 일축

재계 순위 6위 롯데그룹이 최근 실적 부진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루머가 퍼지자 이례적으로 보유 자산 규모를 세부적으로 공개하며 위기설 진화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21일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그룹의 지난달 기준 총자산은 139조 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 원에 달한다”며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56조 원으로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예금도 15조4000억 원 보유하는 등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현안은 최근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인한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저하로 인해 발생했으며, 회사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롯데케미칼이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을 미준수한 것에 대해선 “사채권자들과 차례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음 주 중 사채권자 집회 소집공고를, 다음 달 중 사채권자 집회 개최를 통해 특약 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이날 공개한 부동산 가치와 가용예금만 총 71조4000억 원으로, 최근 퍼진 유동성 위기설은 과장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롯데는 그룹 전반에 걸친 자산 효율화 작업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현금 유출이 수반되는 신규 및 경상 투자 계획을 조정해 현금흐름을 개선키로 했다. 공장 가동 최적화 및 원가 절감을 위한 프로젝트를 지난 상반기 전남 여수공장에 이어 하반기 충남 대산공장까지 확대했다. 에셋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 방향에 따라 지난달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을 결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한 1조3000억 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 루머가 퍼진 뒤 주요 상장 계열사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등 홍역을 앓았지만 법적 조치 검토를 밝힌 이후 하루 만에 안정을 찾았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