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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칼슘, 도로 파임·부식 원인
매년 보수비용 만만치 않지만
친환경 제설제는 값 두배 넘어
서울, 친환경 제품 구매계획 ‘0’
광주는 14%만 친환경으로 비축

인천=지건태·가평=김준구 기자

매년 겨울철 도로에 뿌려지는 제설제(염화칼슘)로 파손된 도로 복구에 지방자치단체마다 적지 않은 예산을 쓰면서도 정작 피해가 덜한 친환경 제설제 구매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전국 5개 특·광역시에 따르면 올겨울 폭설이 잦을 것이란 기상 전망에 따라 이들 특·광역시는 행정안전부가 정한 비축기준(지자체마다 다름)을 초과해 제설제를 확보했다. 행안부는 최근 5년간 적설량을 고려한 지역별 비축기준을 정해 각 지자체에서 제설제를 자체 구매해 비축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는 행안부 비축기준(7만1546t)을 충족하고 이보다 많은 6000t의 제설제를 올해 추가 구매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중 친환경 제설제 구매 계획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비축한 제설제 중 친환경 제설제는 1만5740t으로 전체 비축량의 22%에 불과하다. 비축기준보다 많은 제설제를 확보해 둔 부산시도 추가 구매 계획에 친환경 제설제는 88t으로 절반에 못 미친다. 인천시 역시 올해 10개 군·구와 각 도로관리 주체가 올겨울 1만179t의 제설제를 추가 구매(20억 원 상당)해 비축기준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친환경 제설제는 2370t을 발주하는 데 그쳤다. 이 밖에 광주시도 추가 구매 계획을 합치면 정부 비축기준을 맞추지만, 친환경 제설제 구매는 10% 안팎으로 인색한 수준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겨울을 보낸 지난 2월 포트홀이 발생한 서울 마포구의 한 도로가 움푹 파여 있다. 연합뉴스

제설제는 흔히 공업용소금(염화나트륨)과 염화칼슘 두 가지를 섞어 쓰거나 각각 단독으로 쓰이지만 강한 염분 때문에 도로파임(포트홀)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또 자동차나 철제구조물을 부식시키고 도로변 토양 수분을 빨아들여 가로수를 고사시키는 등 피해가 발생한다. 인천시와 관내 각 도로관리 주체는 올 상반기에만 1만5868건의 포트홀 발생 신고로 도로보수에 275억 원을 썼다.

이 때문에 정부와 전문가들은 염분이 적은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권고하지만, 의무 사항이 아닌 데다 기존 제설제보다 2~3배 비싼 가격 탓에 구매를 망설이는 것이다. 제설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염화칼슘은 1t당 15만 원 수준인 데 비해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거나 불가사리와 같은 천연 소재 성분으로 만든 친환경 제설제 가격은 30만~40만 원으로 두 배가 넘는다. 경기도 내 평균 적설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가평군의 경우 지난해 680t의 친환경 제설제를 구매했지만 올해는 도에서 지원하는 재난관리기금이 1억 원으로 감소하면서 구매량이 211t으로 줄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겨울철 제설제 살포에 관한 민원이 많다 보니 한정된 재원으로 값싼 제설제를 더 많이 확보해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로 경사가 심한 남양주시 등 경기 북부지역 기초지자체들은 강추위와 폭설에 대비해 모래주머니 제작도 서두르고 있다. 모래주머니는 급경사로와 마을 안길 등 제설 차량 진입이 어려운 취약지역 곳곳에 배치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