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억 가치 해당하는 자료
10년 기술 격차 한번에 좁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

2412억 원의 가치에 달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 관련 영업비밀과 국가핵심 기술을 중국 경쟁사로 유출한 혐의로 전직 대기업 소속 연구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수사부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A사 전직 수석연구원 B(57)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B 씨는 지난 2021년 5월 국내 A사에서 중국 C사의 계열사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A사의 디스플레이 제조 관련 영업비밀 및 핵심기술을 사진 촬영하고 이 중 일부를 이직한 뒤인 11월부터 중국 C사의 계열사 임직원에게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이직 전 A사의 수석연구원 및 A사의 중국 공장 주재원으로 근무하면서 시스템 운영 업무를 담당했고, 이후 A사의 중국 법인을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회사인 C사에 매각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검찰 조사 결과 B 씨는 A사의 중국 법인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몰래 C사 측 임원들과 인터뷰를 하는 등 이직을 협의했다. B 씨는 “한국 정부와 A사가 국가핵심기술 유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근로계약 체결은 다른 회사로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자신이 이직한다는 사실이 A사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검찰은 유출된 자료들의 경제적 가치가 약 241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최대 10년의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기술유출 범죄는 국가안보와 국가경쟁력,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범죄임을 인식하고, 앞으로도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기술유출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