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 지원 3400억 안돼”
내년 예산안도 전액삭감 추진

‘4대강 사업’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매년 투입하기로 한 정부 예산이 문재인 정부 임기 5년간 전액 지원됐는데, 윤석열 정권으로 바뀌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2년 연속 삭감된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도 감액을 벼르고 있어 여당에서는 “현 정부의 부담을 키울 목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수자원공사 지원 사업 예산 3400억 원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환경파괴·녹조 발생 등 문제가 발생한 4대강 사업의 금융 비용을 세금으로 상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수자원공사 지원 사업은 4대강 사업 투자를 위해 수자원공사가 발행한 채권의 이자 비용 및 투자원금을 2031년까지 정부가 30%를 부담하는 내용이다. 2015년 ‘제72차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대통령령)으로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매년 이행돼왔다.

최근 5년간 정부의 수자원공사 부채 지원 내역을 보면, 문 정부에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400억 원의 예산을 매년 편성해 국회에서도 정부안이 그대로 유지됐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은행 금리 인하에 따른 감액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2023년도 예산안에서는 400억 원, 2024년도 예산 역시 300억 원이 각각 삭감됐다.

국민의힘은 “국가정책조정회의 의결을 이행하는 사안으로 국정 신뢰성 확보를 위해 원안 유지가 필요하다”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10년 가까이 지급한 정부 지원 예산을 깎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결국 원안 유지로 소위를 통과해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에 상정됐지만, 민주당은 남은 관문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을 벼르고 있다. 실제 원안 유지 의견으로 환노위 문턱을 넘은 사업 예산이 지난해에는 예결위 후 ‘소소위’에서, 2022년에는 예결위에서 각각 감액됐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