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12일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법원이 연세대의 ‘2025학년도 자연계열 논술시험 효력 정지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연세대는 다시 ‘재시험이냐, 정시 이월이냐’를 놓고 숙고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연세대는 즉각 항고하며 2심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연세대가 수시 합격자 발표를 불과 20여 일 남겨두고 수험생들에게 이렇다 할 설명이나 대안을 내놓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연세대가 법원의 이의신청 기각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장을 제출하면서 서울고등법원은 심문 기일을 조율 중이다. 사안이 긴급한 만큼 이르면 2~3일 내로 항고심 심문 기일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문제 유출 피해’ 수험생들은 일관되게 재시험을 요구하고 있다. 연세대가 재시험을 치르려면, 수시 최초 합격자 발표일인 오는 12월 13일 전에 한시라도 빨리 재시험 계획을 통지해야 한다. 그러나 약 3주 만에 재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학교 측의 입장이다.

또 다른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이미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재시험은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소재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시험 장소 대관, 수험생 개개인과 타 대학과의 일정 조정, 채점 및 검토 시간을 고려하면 재시험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연세대는 본안 소송 결론이 나올 때까지 시간끌기 전략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시 이월’도 연세대가 검토할 수 있는 대안이지만 이 역시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교육부는 20일 "정시 이월은 또 다른 피해를 만들어 합리적 대안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해당 논술시험에는 261명 모집에 1만444명이 응시했다. 수시 지원은 6번만 가능해 정시로 이월할 경우 수시 지원 기회를 한 번 날리는 셈이 돼 수험생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소송에 참여한 한 수험생은 "불확실성 속에 응시생들의 불안이 커지는 있는만큼 연세대는 이제라도 법원의 결정을 인정하고 재시험 준비에 나서야 한다"며 "교육부도 ‘대학 재량’이라며 학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찾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