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자사가 보유한 아연 제련 등 기술 2건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추진한다. 고려아연이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은 데 이어 자체 기술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하면서 MBK파트너스·영풍 측과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 부각을 통한 설득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략 광물 자원인 안티모니 제련 기술, 아연 제련 독자 기술 등 2건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는 취지의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안티모니 제련 기술은 안티모니 금속 제조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고 경제성과 효율성도 함께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의 안티모니 회수 기술은 건식 제련법을 쓰는데, 제련 과정에서 불필요한 손실이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고려아연은 습식 제련 기술을 통해 건식 기술 대비 40%의 제조 원가로 생산이 가능하다. 아연 제련 독자기술은 이른바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적철석(헤마타이트 공법)’으로 불린다. 헤마타이트 공법은 아연 제련 과정에서 철을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이를 통해 제련 과정에서 철을 제대로 회수하고 이후 공정에서 아연을 비롯한 구리와 카드뮴, 니켈, 코발트 등을 효율적으로 회수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

고려아연은 신청서를 통해 "방위 산업과 첨단 기술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희소 금속인 안티모니의 특성과 중국의 안티모니 전략 자원화 정책 등을 감안할 때 해당 기술의 해외 유출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어 "회사의 기술을 통한 안티모니의 국내 생산이 국가 안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향후 국가핵심기술 신규 지정 수요 조사와 의견 취합, 전문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최종 후보 기술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관계 다른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국가핵심기술 신규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