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등 은행 10조원대 손실
미국 법원, 마진콜사태에 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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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아케고스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로 전 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사진)에게 미국 법원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앨빈 헬러스타인 판사는 이날 열린 황 씨의 사기 혐의 사건 형사재판 선고공판에서 황 씨의 형량을 징역 18년으로 결정했다. 황 씨는 지난 7월 사기와 공갈 등 10개 혐의에 대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검찰은 황 씨에게 징역 21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이 사건은 진정 국가적 재앙으로 묘사할 만한 드문 사건”이라며 중형 선고를 요청했다.

이날 선고 전 법정에서 황 씨는 “아케고스 직원들과 은행들, 고통을 겪은 은행 직원들에게 깊은 아픔을 느낀다”고 진술했다. 2021년 벌어진 아케고스 마진콜은 황 씨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노무라, 크레디트스위스(CS)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부터 자기자본의 5배가 넘는 500억 달러(약 70조 원)를 끌어들여 투자하다 이들 은행에 총 100억 달러의 손실을 끼친 사건을 말한다. 주가 하락으로 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를 받게 되자 아케고스는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에 빠져 파산했다.
다. 이 과정에서 166년 역사의 스위스 은행 CS 또한 몰락했다.

황 씨는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UCLA), 카네기멜런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월가의 거물 투자자 줄리언 로버트슨의 도움으로 월가의 아시아 전문 최대 헤지펀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홍콩 투자와 관련해 내부자 거래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44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사건을 종결한 후 2013년 개인 투자회사인 아케고스를 설립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