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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남동균(34)·조여정(여·28) 부부

저(동균)와 아내는 회사에서 상사와 신입사원으로 처음 만났답니다. 지금도 아내를 처음 봤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라요. 회사 앞에 있는 큰 느티나무 아래 바람을 맞으며 긴 머리를 흩날리고 있는 아내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답니다.

아내와 친해지고 나선 매일 일과를 마치고 함께 서울 곳곳으로 드라이브를 떠났답니다. 둘이서 나누는 대화가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어요. 어떨 때는 드라이브 가려고 차에 타고선 이야기만 하다 헤어진 적도 있으니까요. 제게 보이는 아내의 미소가 소중하게 느껴지자 더는 고백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연인이 됐답니다.

사실 저와 아내는 성향이 무척 달라요.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저는 밤 11시가 되기 전에 귀가하는 게 당연했어요. 하지만 자유분방한 아내는 그 점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헤어질 때마다 아내는 “왜 벌써 집에 가야 해?”라며 투정을 부리곤 했죠.

술을 두고도 의견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아내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술을 마시는 걸 좋아했지만, 저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이었거든요. 이 때문에 갈등도 있었지만, 제가 태도를 바꿔 6살이나 어린 아내에게 술 마시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제가 아내보다 술을 더 잘 마시게 됐죠.

저희는 9년 연애 끝에 부부가 됐어요. 결혼하니 모든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내가 “일상이 이렇게 즐거운데 나중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도 우리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계기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저희의 즐거운 시간이 어느 순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게 됐고, 100만 조회 수를 넘긴 영상도 생겼어요. 저희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니 또 다른 보람을 느낍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