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희생된 659명의 아이들을 기리며… 세계 어린이의 날인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어린이 군사학교에서 학생들이 러시아 침공 이후 희생된 659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기리기 위해 659자 모양으로 놓인 초에 불을 붙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 서방 - 러 직접충돌 우려 고조

북한군 배치된 쿠르스크 타격
‘北, 러 파병’ 결정적 원인 작용

우크라 수도 주재 미국대사관
폐쇄 하루만에 정상 운영될듯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7월 영국 런던 근교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 2024에 전시된 스톰섀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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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로 러시아 본토를 처음으로 공격했다. 미국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를 발사한 지 불과 하루 만으로, 서방제 미사일이 잇따라 러시아 내륙을 타격하면서 서방과 러시아 간 직접 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방향으로 최대 12발의 스톰섀도를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러시아 본토 공격에 영국 무기가 사용된 첫 사례다. 가디언은 스톰섀도가 북한군이 배치된 쿠르스크의 마리노 마을에 있는 러시아 사령부와 탄약고, 교량에 타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블로거들도 스톰섀도가 마리노 마을에 사령부로 추정되는 표적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스톰섀도 파편 사진도 올렸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이 장소를 북한과 러시아 장교들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거리가 250㎞인 스톰섀도는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공대지 순항 미사일로 스텔스 기능을 갖췄다.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300㎞인 에이태큼스의 사용 제한을 해제하자 영국도 뒤따라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영국 정부가 스톰섀도 사용을 승인한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5만 명에 달하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주요 군 기반 시설이 구체적인 목표물이 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날 영국 총리실과 국방부, 외교부는 모두 “작전상의 이유”를 들어 스톰섀도 사용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

이날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인지뢰 지원을 공식화하며 대러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비지속성 대인지뢰를 공급한다는 것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지뢰를 지원해왔지만, 대인지뢰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밀러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대인지뢰가 민간인에게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배터리로 작동하는 이 지뢰는 시간을 설정할 수 있으며 배터리는 지뢰 매설 최소 4시간에서 최장 2주면 방전된다”며 “따라서 설치 후 2주 이내에 폭발하지 않으면 비활성화돼 전쟁 후 민간인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정보에 폐쇄됐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은 폐쇄 하루 만인 21일부터 정상 운영될 예정이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