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집권 1기에 중국에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가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귀환으로 중국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소비 심리를 살리기 위해 잇따라 내놓은 각종 조치들이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에 폭탄 관세를 예고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는 중국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목표인 경제성장률 ‘5% 안팎’ 달성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중국을 옥죄어 왔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8년 중국 상품 81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미·중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대중 압박 기조는 2기에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중강경론자들을 외교·안보 라인 전면에 배치한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 초부터 무역 전쟁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위기에 놓인 중국의 입장에서 이러한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은 악재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때부터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 이상 관세를 부과하고 최혜국 대우 지위를 철회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맥쿼리에 따르면 중국 제품에 대한 트럼프의 ‘60% 관세’ 공약이 현실화하면 중국의 수출은 그 이듬해 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경기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 지도부의 노력은 말 그대로 헛고생이 될 수 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 9월부터 경기 부양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경기는 아직 호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1분기 5.3%, 2분기 4.7%, 3분기 4.6%로 하강 곡선을 그려왔다. 성장률 ‘5% 안팎’ 달성 여부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은 더욱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 트럼프 당선인 승리 이후 중국에서 투자자금이 이탈 규모가 확대하는 등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고율 관세 등 정책이 미국 경제에 가져올 역효과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처럼 보편관세 10%, 대중 관세 60%를 시행할 경우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0.9% 올라가고, GDP가 1.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공화당 상원 의원 일부도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 소비자 물가 상승 등을 우려해 대중 관세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