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건설기술법’개정 건의
최저 벌점 0.5서 1점으로 상향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불량 자재를 사용하다가 두 번 이상 적발되면 공공사업 수주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LH 임대주택 욕실에 국가표준(KS) 인증이 없는 불량 거울을 납품한 한샘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LH는 이러한 내용의 관련 법률 및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LH는 국회에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개정을 건의해 불량 자재 사용 건설사와 건설사업 관리자에 대한 최저 벌점을 0.5점에서 1점으로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자재의 중요성에 따라 벌점이 0.5∼3점까지 나뉜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단순 자재라도 불량 자재를 사용한 사실이 2회 이상 적발되면 향후 공공사업 수주가 어려워진다. 누적 벌점이 2점 이상이면 공공사업 수주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LH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하도급 계약 시 ‘발주처 설계서를 따르지 않아 문제가 제기될 경우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등의 의무 사항을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산업표준화법’ 개정을 추진해 KS 인증업체가 KS 미인증 제품을 생산 또는 납품하지 못하도록 한다. KS 세부 기준상 표시 사항을 준수하지 않을 때 처벌 조항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의원실을 통해 관련 법 및 시행령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단은 지난 4월 LH 임대주택 욕실에 KS 인증을 받지 않은 불량 거울장이 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계약 당시에는 KS 인증 거울 사용이 약속됐으나 조립식 욕실 마감재 가운데 거울 등 12가지 품목은 별도의 승인 절차가 없는 ‘신고품목’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업체가 악용했다. LH는 불량 거울이 설치된 24개 단지 7662가구 중 7033가구에 대해 교체 작업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임대주택 6000가구에 미인증 욕실 거울을 납품한 한샘에 1년간 하도급 참여를 제한하고 사기죄와 업무방해죄로 형사 고발을 진행했다.

LH는 이와 함께 시스템 욕실 마감자재를 ‘사용 승인’ 품목으로 지정했다. 사용 승인 품목으로 지정되면 시공 전후와 중간단계에서 KS 규격 확인과 표본 검사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LH 관계자는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공공주택을 공급하도록 건설업계 품질혁신과 건설기술 선도에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