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일부지역 20분 지연도
노조, 인력충원·기본급 인상 요구

18일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준법투쟁(태업)에 돌입하면서 곳곳에서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수도권 등지에서 열차들이 많게는 20분씩 지연되는 가운데 갑자기 닥친 영하권 추위에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혼란을 호소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철도노조가 이날부터 태업에 들어가면서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열차 일부가 지연 운행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20분 이상 지연된 열차는 8대, 10분 이상 지연된 열차는 46대에 이른다. 5분 이상 늦어진 열차는 59대였다. 영등포역에서는 출근 시간인 오전 7시 30분부터 계속해서 상·하행 열차가 모두 15분씩 지연됐다. 왕십리역과 용산역에서도 5분에 한 번꼴로 “철도노조 태업으로 일부 열차가 지연 및 불규칙하게 운행되고 있으니 급한 시민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수도권 전철과 동행선(태화강∼부전) 등 일부 구간에서 열차 운행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KTX는 모두 정상운행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월요일 출근 시간 발생한 지연에 올해 첫 한파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직장인 정모(46) 씨는 “열차가 원래 와야 하는 시간보다 20분이나 늦어지는데, 출퇴근 시간에 이런 일이 생기니 정말 답답하다”면서 “오늘 오전에 중요한 미팅이 있는데 늦을까 봐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수능이 끝나고 서울로 놀러 온 고등학생 이모(19) 군은 “인생 첫 서울 여행인데 도착하자마자 태업 상황을 맞닥뜨려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여의도로 출근한다는 최모(43) 씨도 “10시가 출근 시간인데 더 늦어질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취업 준비생 박모(20) 씨는 “이런 날에 밖에서 20분이나 기다리다 보니 손이 꽁꽁 얼어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철도노조는 오는 21일 총파업 예고 기자회견 등을 거쳐 다음 달 초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은 4조 2교대 전환, 부족 인력 충원, 기본급 2.5% 정액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조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매년 1회 이상, 총 170일의 태업을 해왔다. 지난 4년간 태업 때문에 도착이 지연된 열차의 지연 시간은 760시간으로, 열차 1대당 40여 분 늦춰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수한·조해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