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지역 소음피해 등 우려에
市 “일방적인 희생강요 안 돼”

이천 · 평택도 반대 여론 조성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경기도가 최근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로 화성시, 이천시, 평택시 등 3곳을 발표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 3개 시는 건설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경기도가 협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며 경기도의 이번 발표가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화성 서부권 주민으로 구성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관계자 20여 명은 12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가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화성시 화옹지구 지역을 제외하는 그날까지 싸우겠다”며 “공항이 화성시로 오지 못하도록 지속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범대위는 “화성시는 수원 군 공항 이전도, 경기국제공항 건설도 다 싫다는데, 왜 공항 후보지로 화성시를 거론하느냐”며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이번 기자회견은 경기도가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공개한 이후 처음 이뤄진 주민의 공식 입장 발표다. 화성 화옹지구는 2017년 국방부가 수원공군기지(제10전투비행단 주둔지) 이전 예비후보지로 발표한 바 있다.

조승현 화성시 대변인은 “그간 매향리 등 서부권 주민들이 너무 많은 피해를 봐왔기 때문에 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며 “우리 시는 추후 예정된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천시와 평택시도 주민들 사이에서 반대 여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후보지로 지목된 이천시 모가면의 경우 현재 주둔하고 있는 육군항공사령부도 군 헬기 소음 탓에 이전 요구를 받는 상황이어서 국제공항 유치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시 관계자는 “모가면 일대는 생활불편 민원이 적지 않은 곳”이라며 “SNS 등을 중심으로 주민 사이에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추후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미 공군 오산기지(K-55)가 위치해 수십 년간 소음·진동 피해를 본 평택시 서탄면 주민들도 긴급회의를 여는 등 조직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