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메타 등 일제히 “축하”
관세 피했던 애플에 교훈 얻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하자 8년 전 트럼프 당선인과 불편한 관계였던 주요 빅테크 수장들은 당선 축하 메시지를 앞다퉈 보내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빅테크들이 트럼프 당선인을 무시했던 2016년 당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구애에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비롯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 CEO들이 일제히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7월 13일 당선인에 대한 암살 시도 직후에도 일부 CEO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쾌유를 기원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인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부터 빅테크들이 사업에 유리한 관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NYT는 빅테크 CEO들의 행보에 대해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에서 배운 점을 반영한다”며 “유리한 관계를 구축해 과거 관세를 피했던 애플 팀 쿡 CEO의 방식을 다른 CEO들도 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1기 때 쿡 CEO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 방침을 세웠던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경제 및 사업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했다. 그 결과, 중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었다.

반면 2016년 대선 당시 빅테크들은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막대한 정치 자금을 기부한 반면,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당선인과는 각을 세웠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8년간 성장 가도를 달렸던 빅테크들은 자유무역 반대 등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으로 성장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베이조스는 당시 대선을 앞두고 “당신(트럼프)을 위해 내 우주선(블루 오리진)의 좌석 하나를 비워 놓겠다”고 조롱했고,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의 기자 20명을 동원해 트럼프 검증팀을 가동하기도 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