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불법 대부업체 범행 조직도.부산경찰청 제공

저축은행 등에 대출 신청 대리하면서 허위 직장 꾸미고
대출 고객 상대로 금융업체 확인 전화 대비한 답변 교육도

부산=이승륜 기자



정상적인 방법으로 자금 융통이 어려운 대출 희망자 600여 명이 금융기관을 속이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수수료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대부업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 대부 중개 조직원 33명을 검거해 이 중 상부 총책인 A(30대) 씨와 중간관리자를 맡은 조직원 8명 중 B(30대) 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조직은 일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무직자, 대학생 등을 상대로 대출 희망자를 모집한 뒤, 이들이 허위 서류를 통해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대출금의 30%를 수수료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A 씨 일당은 대출 서류에 담기는 대출 희망자의 직장 정보를 허위로 꾸미고, 대출업체에서 가짜 직장에 전화할 경우를 대비해 대출 희망자의 직장 대표 연락처를 조직원의 전화번호로 허위 기재했다. 또 이들은 대출 희망자가 금융업체로부터 확인 전화를 받을 때 대응할 수 있도록 예상 질문과 답변을 미리 숙지시키기도 했다. A 씨 일당은 이 같은 수법으로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617명의 대출 희망자를 상대로 약 3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중개하고, 9억 원가량의 수수료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지 크게보기 부산 경찰이 지난 5월부터 불법 사금융 특별단속을 벌여 압수한 부당 수익금.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 경찰은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불법 사금융 특별단속을 벌여 4개 대부 조직 등에서 불법 대부업자 90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약 323억 원 상당을 대부하고 121억 원가량의 수수료를 챙겼는데, 경찰은 수익금 중 귀금속 약 6억4000만 원어치를 압수하고, 77억 원가량을 추징 보전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사금융 범죄를 엄단하고, 불법 대부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대출신청서에 허위 정보를 기재하는 경우 형사처벌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