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 대선일인 5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전 대통령이 멜라니아(오른쪽 두 번째)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위치한 선거운동 본부에서 카메라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대선을 둘러싼 긴장감이 감도는 것은 지난 2020년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표가 완료되기 전에 승리 선언을 하고 지지자들의 폭동을 부추겼던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1월 4일 새벽 2시30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 나타나 “우리는 승리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 솔직히 우리가 선거에서 이겼다”라며 조기 승리선언을 했다. 이어 이후 나오는 결과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당시는 대선 투·개표가 한창 진행될 때로 최종 당선자 윤곽이 나오기 전이었다. 또 미국 대선은 패자가 승복을 선언한 뒤에야 승자가 전해진다는 관행도 어긴 행동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세가 뒤바뀐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펜실베니아 등으로 주별 상황에 관계없이 맹목적인 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사기선거’라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연방) 대법원으로 갈 것이다. 우리는 모든 개표를 중단하기를 원한다”며 결과가 뒤집힐 경우 소송전에 돌입할 뜻도 밝혔다.

개표 결과 조 바이든 당시 후보의 승리로 나타났지만, 트럼프는 승복하지 않았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핵심 경합 주인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 3개 주와 조지아주를 겨냥한 소송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를 콕 집어서 우편투표를 인정하는 사전투표 원칙에 반기를 들고 소송을 냈고, 미시간은 현장 캠프 참고 요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개표 작업 잠정 청구소송을 냈다. 위스콘신에는 전면적 재검표 청구소송, 조지아에는 개표작업 중단 청구소송 등을 차례로 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60건 이상 줄소송을 제기하면서 결과 뒤집기를 시도했다. 법원이 줄줄이 소송을 기각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기 선거라면서 아직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의사당 폭동을 부추겨 미국 민주주의에 상처를 남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은 선거 결과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무력 점거했다가 진압됐다. 미국 최상위 의사 결정기관이 물리적 피해를 입은 것은 1983년 테러 이후 처음이고, 자국민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것은 최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의회 난입 사태를 주동한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