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8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면제 조치를 시행한다고 지난 1일 저녁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비자 면제는 상호주의 차원에서 외교적 협의를 거쳐 이뤄지고 동시 발표하는 게 관례지만, 주중 한국대사관은 발표 때까지 해당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고 한다. 외교부도 관련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전격적으로 이뤄진 정황을 볼 때 중국 수뇌부 차원의 결단인 듯하다.
중국의 비자 면제 조치는 1992년 수교 후 32년 만인데 현 국면에서 꺼낸 것은 의아하다. 효과를 고려했다면 10일부터 페루에서 열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나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양국 관계 정상화 의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카드를 일방적으로 내민 것은 그만큼 다급하다는 의미도 된다. 중국 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관광객 확대가 필요했을 수 있다. 올해 중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19년 관광객 3100만 명의 3분의 1수준이다. 중화권 이외 국가 중 중국을 가장 많이 방문해온 한국 관광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인이 간첩죄로 체포되고, 한국 내 반중 여론이 80%에 달하는 상황도 고려됐을 것이다.
중국이 무비자 조치를 시혜를 베풀듯 꺼낸 것은, 현재의 한중 관계 전반을 고려할 때, 마냥 환영할 일은 아니다. 시진핑 주석은 2014년 7월 방한 후 10년째 한국을 외면하면서 사드 보복을 해왔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러시아의 대북 제재 무력화를 거든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도 있다. 중국이 한중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면 깜짝 꼼수를 쓸 게 아니라 정상외교부터 정상화하는 게 정도(正道)다.
- 1
- 2
- 3
- 4
- 5
- 6
- 7
![<em class='label'>[속보]</em>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고위 참모 15명 전원 사의](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504/2025040401039910126005_300.jpg?v=20250405102630)
![<em class='label'>[속보]</em>尹 전 대통령 “당 중심으로 대선 준비 잘해서 꼭 승리하길”](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504/2025040401039910226004_300.jpg?v=20250405102630)
안내 버튼
최근 12시간내
가장 많이 본 뉴스
홍준표 “30년 정치 인생 마지막 사명” 대권 출마 공식화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며 조기 대선이 현실화 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One Korea! Great Korea!를 만드는데 진력을 다하겠다"라며 사실상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홍 시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30여 년 정치 인생의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라며 "다음 주부터 그 절차를 차례로 밟아 국민 여러분 앞에 다시 서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건은 당부(當否)를 떠나 이제 과거가 됐다"라며 "우리에게는 탄핵논란에 더 이상 휩쓸릴 시간이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60일 밖에 없는 단기 대선"이라며 "치유의 시간은 하루면 족하고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홍 시장은 "탄핵 반대의 그 열정을 차기 대선으로 모아야 한다"라면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은 갈등과 분열이 없는 국민통합의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정권교체, 정권연장의 상투적인 진영논리의 틀을 벗어나 전혀 새로운 대한민국,공존 공영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조국 근대화, 민주화를 넘어 선진국 시대까지 질주해온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해서 대한민국 100년 미래 제7공화국, 선진대국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앞서 홍 시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홍 시장은 다음 주 대구시장 직에서 물러나고 공식적인 대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해졌�
기사 댓글
※ 아래 글자 크기 예시문을 확인하세요.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본인에 알맞은 글자 크기를 설정하세요.
;){kind=link}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