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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이은창(28)·김정민(여·28) 부부

제(은창)가 아내에게 사귀자고 고백한 건 이역만리 떨어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크루거 국립공원이었습니다. 사파리 투어 중 어슴푸레 동이 트는 새벽녘의 환상적인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용기가 생겼던 것 같아요. 아내 역시 제 고백을 거절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해 기꺼이 제 손을 잡아주었답니다.

기독교 신자인 저희는 2016년 교인 연합 캠프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만 해도 스쳐 지나가듯 인사했을 뿐이지만, 전 아내가 계속 기억에 남더라고요. 이후 친구가 아내와 함께 있다며 불러냈는데, 그때 제가 따로 공부하고 있던 터라 오래 만나진 못했어요. 이후로 제가 입대하면서 서로 마주칠 일이 없었죠.

제대하고 동네에서 모임이 있었는데요. 평소에 낯을 가려 모임을 꺼리던 제가 이상하게 그날따라 모임에 나가고 싶더라고요. 그곳에서 아내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 이후로는 SNS로 이따금 소통하며 지냈어요. 그러던 중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 남아공에 단기 선교를 가게 됐고, 아내에게 제안해 함께 남아공으로 떠나게 됐습니다.

연애하면서는 곧바로 부모님들께 교제 사실을 말씀드리며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이어갔어요.

한번은 제 부모님이 계신 경남 진주로 여행을 갔어요. 남해 바다를 둘러 볼 겸 전남 여수로 드라이브를 갔었는데, 갑자기 오른쪽 배가 너무 아픈 거예요. 아내는 ‘급성 충수염(맹장염)’이라며 당장 응급실에 가자고 했지만, 전 여수에 왔으니 꼭 돌게장을 먹어야겠다며 버텼죠. 아내가 돌게장 먹기 전에 죽고 싶은 거냐며 윽박질러서 결국 진주에 있는 병원에 갔는데…. 아내 예상대로 맹장염이었습니다. 제가 수술받기 위해 2박 3일 입원한 동안 아내는 제 부모님과 함께 지냈는데요. 외려 제가 없어서 부모님과 아내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더라고요.

저희는 2022년 5월에 결혼해 이제 결혼한 지 2년 조금 넘었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