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Window

전력의 60%이상이 석탄에 의존
저소득국에 이상기후 피해 몰려

유럽과 전기차 관세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태양광, 풍력 등 투자를 확대해 겉으로는 글로벌 청정에너지 산업을 주도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현재 이산화탄소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공해 국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2024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목표한 태양광 발전과 발전 설비용량인 1200GW를 6년이나 앞당겨 달성했다. 올해에만 태양광, 리튬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청정에너지 기술에 약 6750억 달러(926조 원)를 투자한 중국은 2030년까지 글로벌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세계 최대 친환경 에너지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는 정부의 대규모 장려금과 정책 지원이 뒷받침됐다. 그 결과 태양광 패널, 배터리, 전기자동차 등에서 압도적 물량을 앞세워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생산국이 된 중국은 코발트, 희토류 등 핵심 소재부터 부품기술, 인프라 구축을 통해 강력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했다. 중국은 재생 에너지 등 새로운 기술 투자를 통해 태양광 패널, 전기 자동차, 리튬 배터리 등 ‘트리오’ 산업이 의류, 가구, 가전제품 등 ‘오래된 트리오’를 대체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중국은 이러한 희토류나 태양광 패널 생산을 위해 화력 발전에 집중하면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전 세계 최대 배출국으로 꼽힌다. 에너지 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탄소 배출집약도는 주요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격경쟁력의 핵심은 낮은 전기 요금인데, 60% 이상이 석탄 화력으로 생산한 전력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과 서방 국가들의 탄소 배출 영향으로 이상기후 피해를 고스란히 겪고 있는 곳은 저소득국이다. 이에 저소득국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중국과 서방이 경제적으로 저소득국을 지원해야 할 도덕적인 의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는 “2015년 파리협정이 체결됐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중국의 청정에너지 지배력은 보호주의적 반발을 일으키는 등 심각한 경제적, 정치적 긴장을 조장했다”며 “중국과 서방국이 저소득 국가들이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한 재정적 약속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기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