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04년 밀양 성폭행 사건 발생 이후 경찰에 체포된 가해자들 모습. 당시 경찰은 44명을 체포해 전부 검찰에 송치했다. SBS 캡처

20년 전 발생한 경남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등 다수의 신상을 무분별하게 공개한 20대 유튜버 등 2명이 구속됐다. 이로써 유튜버 ‘전투토끼’와 그의 공무원 아내를 포함해 가해자 신상 공개로 구속된 피의자는 4명으로 늘었다.

8일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에관한법률 위반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유튜브 운영자 A(20대) 씨와 영상제작자 B(30대) 씨 등 2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밀양 성폭행 가해자 등 다수의 신상을 당사자 동의 없이 유튜브에 공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들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제보나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자료를 수집해 영상을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들도 다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수사팀은 실명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유튜브 속성상 소재 파악이 어려웠지만 다양한 수사 기법을 통해 약 3개월 만에 이들 2명을 찾아내 지난달 29일 체포영장을 통해 체포하고 지난 1일 구속했다. 경찰은 이날 이들 2명을 구속 송치했고 나머지 고소·진정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2004년 밀양에서 44명의 남학생이 울산의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피의자 10명이 기소됐고 20명은 소년부로 송치됐으며 13명은 피해자와의 합의, 고소장 미포함 등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 결정을 받았다. 이후 기소된 10명도 모두 보호관찰처분을 받는 데 그치면서 결과적으로 가해자 중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