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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왕세자, 사도세자를 바라본 영조와 정조 두 왕의 엇갈린 시선을 담아낸 전시가 열린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2024 장서각 기획전 ‘사도세자와 두 임금의 시선’을 오는 10월 7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사도세자(1735~1762)는 영조가 42세에 낳은 늦둥이 아들이자 조선의 성군 정조의 아버지된 인물이다. 영조의 지나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어긋나 결국 뒤주에 갇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조선 후기의 문신 박하원(朴夏源)이 1762년(영조 38)에 일어난 사도세자사건(思悼世子事件)을 중심으로 기록한 ‘대천록’ 중 사도세자를 폐하여 서인으로 삼는다는 내용을 담아 영조가 반포한 ‘반교문’.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이번 전시는 사도세자에 대한 영조와 정조의 기록을 중심으로 영조가 아들인 사도세자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명분과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그리워하며 왕으로 추대한 과정을 비교해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먼저 영조는 사도세자 사망 후 장례 절차를 간소하게 할 것은 명했고 사도세자를 위해 지은 제문과 묘지문에도 세자의 잘못을 중심으로 기술해 아들을 뒤주에 가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반면 정조는 즉위 직후부터 본인이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생부를 기리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세손 시절에는 할아버지인 영조에게 임오화변 관련 기록을 없애달라 간청한 것에 그쳤으나 등극 후에는 영조의 뜻을 거슬러 시호를 올리고 묘와 사당을 영우원과 경모궁으로 승격했다. 또한 세자의 태반과 탯줄 등을 보관한 ‘태실(胎室)’ 주변 표지석 등을 새롭게 조성하고 세자 자손록을 따로 만든 것은 당시 전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전시에는 사도세자와 관련된 장서각 및 왕실 자료 57건이 모습을 보인다. ▲효장세자의 사망과 영조의 슬픔, ▲사도세자의 탄생과 영조의 기대, ▲사도세자의 일탈과 영조의 절망, ▲영조의 결단과 영빈 의열의 현창, ▲정조의 비애와 사도세자 추숭 등 사도세자의 일생을 따라가며 주제를 잡아 총 5부로 구성됐다. 한국한중앙연구원 장서각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기획전은 12월 27일까지 계속된다.

장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