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과반노조 통지 공고
3년치 임금교섭 등 난항 예고

3일부터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대표교섭권 재확보가 유력해지면서 ‘노조 리스크’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삼노가 당장 조만간 재개될 임금교섭에서부터 양보 없는 강경 기조를 고수할 것으로 보여 노사 갈등 여파로 인한 삼성 반도체의 초격차 경쟁력 훼손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전삼노의 과반수 노조 통지를 받아 관련 내용을 공고 중이다. 공고 마감일인 이날까지 타 노조의 이의 신청이 없다면, 전삼노는 개천절인 3일부터 대표교섭권을 확보하게 된다. 전삼노는 사무직노조와 합병을 통해 1노조 지위를 확보하는 등 계속해서 몸집을 불려왔다. 3만6000여 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만큼 나머지 4개 노조의 이의제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는 앞서 창립 이래 최초 파업까지 단행한 바 있다. 앞으로 대표교섭권을 확보하면 다가올 임금교섭에서 다시 한 번 강경 기조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미체결된 2023∼2024년분을 비롯해 2025년도까지 3년치 임금교섭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질적 보상안을 강도 높게 주장할 것으로 보여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하는 회사와의 마찰 수위가 한층 격화할 수 있다. 원만한 교섭 타결에 실패할 경우 또다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크다.

이르면 오는 8일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 안팎에선 ‘노사갈등’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재파업 등 노조 리스크 확산이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고정 거래가는 지난달 큰 폭으로 하락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이런 업황 부진 우려 속에서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전삼노의 향후 강경 행보에 대한 삼성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