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신임 대통령이 멕시코시티 조칼로 광장에서 열린 취임식 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셰인바움 “변혁 통해 더 융성”

남성 우월주의가 강한 멕시코에서 헌정 200년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1일 공식 취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빈자와 여성을 위한 정치를 강조했지만 국내외 반발을 사고 있는 판사 직선제 등 난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오전 멕시코시티에 있는 연방 하원 의사당에서 헌법상 대통령직 이양을 의미하는 어깨띠를 넘겨받는 의식을 진행하고 취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가난한 사람을 먼저 돌본다는 우리 인본주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며 “멕시코는 이제 변화, 여성, 정의를 위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부처 장관은 남녀 동수로 임명했고 대통령실 내 주요 보좌진에도 여성을 대거 발탁하는 등 마초 성향이 강한 멕시코 사회에 변화를 추진 중이다.

좌파 정치인인 그는 최저임금 지속 인상, 노령연금 지급 연령 하향(65→60세 이상), 공공 의료서비스 확충,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 공기업 역량 강화 등도 내세웠다. 특히 여성 상대 폭력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신자유주의 신화는 무너졌고, 우리는 변혁을 통해 더 융성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멕시코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하며 최대 스페인어권 국가이자 미국 최대 무역 파트너로 전임자의 유산을 이어갈 뜻도 밝혔다.

하지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정치적 후견인인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이 남겨놓은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법조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판사 직선제, 2026년 이행사항 검토를 앞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카르텔 폭력과 살인 범죄, 농촌 지역 여성들의 학대 피해 등이 대표적이다.

유대계 출신인 셰인바움 대통령은 중남미 명문대인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에서 에너지공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으며 기후 위기와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꼽혔다. 2000년 당시 멕시코시티 시장이던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이 시 환경 장관으로 발탁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