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신모델 공략도 지속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인한 충격파가 여전한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은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최근 판매가 급증한 하이브리드차에 힘을 싣는 동시에 가격·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신모델 출시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 신규 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2만32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24만1375대가 판매돼 사용 연료별 판매량 비중에서 휘발유차(52만5708대·48.58%)에 이어 2위(22.31%)를 차지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 사이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중간 다리’ 역할을 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 전기차 화재는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직영 중고차업체인 케이카가 전국 20∼5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기차 인식 변화’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72.6%가 인천 전기차 화재 후 ‘전기차 구매가 망설여진다’고 답했다. 전기차 대신 다른 연료 차량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 중 하이브리드 차량을 대체재로 선택한 비중은 43.6%에 달했다.

전기차 캐즘 우려가 더 커진 상황에서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현재 7개 차종에 적용되는 하이브리드차를 14종으로 늘리고,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용하기로 했다. 볼보는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동화한다는 기존 목표를 폐기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도 이미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재검토를 선언했다.

다만 전기차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 신모델을 통한 시장 공략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기아 EV3는 지난달 국내에서 4436대 신규 등록돼 전월보다 판매량이 294% 늘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