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유족, 국가 상대 한일청구권자금 배분 소송 패소

이미지 크게보기PCM20230320000162990_P4 서울중앙지법 전경

法 "한일청구권 협정에도 개인의 손배 청구권 사라지지 않아"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당시 일본으로부터 받은 3억 달러(약 4010억 원) 가운데 자신들의 몫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 협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2012년 대법원 판결을 거론하고 대법원이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같은 법적 견해를 최종적으로 명확히 했다며 배상을 다툴 상대는 일본 측이라고 판시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 김경수)는 28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10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청구권 협정에 따른 원고들의 개인 청구권 소멸 여부가 쟁점인데 대법원 판시와 같이 청구권 협정 체결만으로 각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들은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하지만 대법원은 청구권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며 "청구권 소멸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최규연) 역시 이날 같은 취지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6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국과 일본은 1965년 국교정상화와 전후 보상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기본조약’을 체결하고 10년간 3000만 달러, 총 3억 달러를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보상금으로 제공하는 내용의 청구권 협정을 맺었다. 원고들은 2017년 이 3억 달러에 강제동원 피해자 몫이 있는데도 정부가 배분하지 않았다며 6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유족회는 당시 "청구권 자금은 강제동원으로 희생된 이들의 피와 땀의 대가로 받은 보상금"이라고 밝혔다. 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