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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채 과속 운전을 하다 행인을 치고도, 처벌을 피하기 위해 여자친구에게 허위 진술을 시킨 2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1단독 전명환 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 준법운전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또 A씨 대신 운전했다고 주장해 범인 도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의 여자친구 B(27·여)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3시 15분쯤 혈중알코올농도 0.101%의 상태로 운전하다 보행자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던 C(49)씨를 들이받아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자신이 운전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조수석에 타고 있던 B씨에게 진술해 달라고 교사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B씨는 운전자에 앉아 있던 A씨와 자리를 바꿔 앉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자신이 운전하다 피해자를 들이받았다는 취지로 허위 진술하고 경찰관의 음주 측정에도 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였고 제한속도는 50㎞/h였다. 그러나 A씨는 사고 당시 정지 신호를 위반한 채 제한속도를 29㎞/h 초과해 주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판사는 "음주 대인사고 후 처벌을 피하기 위해 여자 친구에게 허위 진술을 교사한 점,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자백한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