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위 개최, 배제 못해 ‘변수’
‘도이치’는 차기총장 숙제될 듯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것은 조사 결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원석 검찰총장이 기소 여부에 대한 수사심의위원회를 열 가능성이 남아 있어 최종 결론을 내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2일 이 총장에게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 결과를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수사팀은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은 것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없고, 청탁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최재영 목사는 가방을 건네며 김 여사에게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국정자문위원 임명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사팀은 국립묘지 안장 부탁은 대통령실 행정관이 안내를 해주는 선에서 끝났고, 국정자문위원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직위여서 청탁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가방 또한 최 목사가 김 여사를 만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청탁을 위한 대가는 아니라는 것이 검찰 측 판단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청탁은 몰래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영상을 촬영해 유포하는 행위와 양립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통상 검찰총장에 수사 결과가 무혐의로 보고되면 사건이 종결되지만, 이 총장이 직권으로 수심위를 소집할 경우 결론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수심위 구성과 사건관계인 의견서 제출 등 절차가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내달 15일까지인 이 총장의 임기 안에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수심위가 어떤 결과를 내도 ‘권고’에 불과해 수사팀의 무혐의 종결 결론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목사는 오는 23일 대검찰청에 수심위 소집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건이 무혐의 종결될 경우 김 여사가 선물 받은 명품 가방은 국고에 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의 소유권을 포기할 경우 공매 절차를 거쳐 현금화를 한 이후 국고에 귀속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대통령실에서 명품 가방을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김 여사가 연루된 또 다른 사건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이 총장 임기 내 매듭짓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와 지휘부는 사건 당사자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전주(錢主) 손모 씨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결과를 보고 결과를 낸다는 입장이다. 권 회장의 항소심 선고는 내달 12일로 이 총장의 퇴임식 하루 전날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