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부가 화천댐을 발전 중심에서 수도권 반도체 산단 용수 공급 등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운영 방식 변경을 추진하는 가운데 강원 화천군 주민들이 이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정부의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화천군청 제공

파로호 선착장 전망대서 집회 열고 정부 방침 성토
댐으로 인한 그동안 피해에 합당한 보상도 촉구


화천=이성현 기자



정부가 화천댐을 발전 중심에서 수도권 반도체 산단 용수 공급 등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운영 방식 변경을 추진하는 가운데 강원 화천군이 이를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13일 화천군과 화천군의회는 화천댐 인근 간동면 구만리 파로호 선착장 전망대에서 화천댐 피해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군에 따르면 화천댐을 발전 중심에서 수도권 반도체 산단 용수 공급 등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운영 방식을 변경하면 2035년부터 하루에 60만t의 화천댐 수자원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산업용수로 쓰이게 된다.

기자회견에 이어 열린 집회에서 40여 개 지역사회단체 회원 500여 명은 군민들을 무시한 정책 결정에 대해 성토했다. 최문순 화천군수와 류희상 화천군의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화천댐의 물을 수도권 인근 반도체 국가산단 용수로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대해 명확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차라리 화천지역에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산업단지에 대규모 용수와 전력이 필요한 만큼, 화천발전소와 10억t의 화천댐 용수가 있는 화천군이 최적지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화천군은 필요할 경우 수백만 평에 달하는 군유지도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화천댐으로 빚어진 피해에 대한 합당한 보상도 즉시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강원대 산학협력단 조사 결과, 댐 조성으로 휴전 이후인 1954년부터 2022년까지 3조2655억 원, 연평균 480억 원의 직·간접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이와 대등한 수준의 피해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한기호(춘천·철원·화천·양구을) 국회의원은 "발전용인 화천댐을 다목적댐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며 "화천댐 용수 사용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법 개정 과정에서 반드시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