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6년만에… 2분기 5조4685억
매출 16.4조 ‘역대 분기 최대’
순익도 4조원 넘어 흑자 전환
HBM 매출 전분기보다 80%↑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독주에 힘입어 6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5조 원대를 달성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지배력이 맞물린 결과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5조46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영업손실 2조8821억 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을 넘어선 건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 원)와 3분기(6조4724억 원) 이후 6년 만이다. 매출은 16조423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견줘 124.8% 증가했다.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으로 기존 기록인 2022년 2분기(13조8110억 원)를 넘어섰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33%로 직전 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순이익도 4조1200억 원을 기록, 흑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HBM 수요 증가가 폭발적인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온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업계 최초로 HBM3E(5세대·8단)를 납품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려왔다. 이에 따라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250% 이상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는 게 SK하이닉스 측 설명이다. 평균판매단가 상승세를 탄 낸드의 경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와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판매가 확대됐다. 특히 eSSD는 직전 분기보다 약 50% 매출이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실적 질주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우선,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 로드맵이 앞당겨지며 SK하이닉스의 HBM3E 납품 효과도 빠르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AI향 메모리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올해 3분기 내 HBM3E 12단 제품도 양산, 시장 리더십을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또 하반기에 32기가비트(Gb)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된 모듈 제품)’을 출시해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낸드 역시 수요가 커지는 고용량 eSSD 위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이날 실적 공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D램은 수요가 확실한 HBM 중심의 판매 확대를 통해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초반의 출하량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HBM3E 12단 제품은 계획대로 양산을 시작해 4분기에는 고객형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훈·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