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연·박영재·노경필 후보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 밝혀
조희대 입법추진에 지지 표시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추진 의지를 밝혀온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도에 대해 신임 대법관 후보자 3명이 모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대법관들도 다수가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데다 압도적 의석을 가진 야당에서 관련 법이 발의되면서 제도 도입이 본격 추진될지 주목된다.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박영재 후보자는 서면 답변을 통해 “수사 밀행성과 신속성도 중요한 가치이므로 이를 해하지 않는 제도운용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무분별한 압수수색영장을 제한하기 위해, 발부 단계에서 압수 대상 정보를 최대한 선별할 수 있는 심리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경필 후보자는 22일 인사청문회에서 “수사기관이 작성한 서류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어 압수수색 청구를 기각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법관의 대면심문, 휴대전화·컴퓨터에 대한 검색어 제한 등이 규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5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숙연 후보자도 서면답변서에서 “법관에게 대면심문 등 추가적 심리수단을 부여함으로써 충실한 심리를 통해 압수수색 범위를 적정하게 제한할 수 있게 하는 취지에 공감한다”며 “형사소송규칙 개정을 할지, 법률 개정을 할지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22대 국회에 법률안이 발의된 만큼 국회에서 지혜로운 결론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관련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인 지난해 2월 ‘법원이 필요할 때, 별도의 기일을 정해 압수수색요건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을 심문할 수 있다’는 내용의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당시 검찰이 “밀행성을 해치고 수사 지연이 발생할 것”이라며 반발했고, 계속 논란이 되면서 결국 제도 도입이 무산됐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압수수색 사전 심문 제도 도입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이 없어지면서 압수수색이 형사재판에서 가장 중요해졌다”며 “(대법원) 규칙으로 하는 게 논란이 된다면 국회가 필요성을 인정하고 나설 수 있는 사안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반대하더라도 야당이 본격적으로 법률 개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반대한다면 오히려 민주당이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한 기자 str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