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용혜인(왼쪽부터)기본소득당, 김종민 새로운 미래, 윤종오 진보당, 황운하 조국혁신당, 천하람 개혁신당, 한창민 사회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교섭단체 권한 강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안 논의 위한 야6당 원내대표 2차모임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섭단체 구성 시 ‘특검추천위원’ 1명 추천 가능
지지부진했던 논의 공동행동 명분 확보
조국혁신당·진보당 ‘전향적 검토’, 개혁신당 ‘상황 봐야’


새로운미래·조국혁신당·진보당을 필두로 한 범야권이 ‘채 상병 상설특검’ 도입을 목적으로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물밑 논의를 시작했다. 제3 교섭단체를 만들어 상설특검 도입 시 7명으로 구성되는 ‘특검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 1명 이상을 추천하겠다는 복안이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도 범야권 교섭단체가 구성되면 국회 규칙 변경 없이 상설특검 추진을 검토할 수 있어 상설특검 도입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은 24일 채 상병 상설특검 도입을 위해 범야권이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친전을 야 5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에 돌렸다. 김 의원은 "채 해병 특검법이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있고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재의결이 안 되면 상설특검으로라도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채 해병 상설특검을 위한 교섭단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범야권 교섭단체로 ‘특검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권이 늘어나면 국회 규칙을 바꾸지 않아도 특검 진행이 가능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특검을 주도하리라는 걱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채 해병 특검법 재표결에 나설 계획인데, 국민의힘의 반대로 법안이 부결되면 상설특검이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 도입을 주장한 만큼 범야권의 교섭단체 구성이 향후 정국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설특검이 도입될 경우 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호사협회장과 국회 추천 4명을 포함한 총 7명으로 특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추천위원회가 과반 의결로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현행 국회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은 국회의 추천 몫을 ‘제1 교섭단체 및 그 외 교섭단체가 각각 2명씩’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범야권이 뭉쳐 새로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국회 규칙 변경 없이도 특검 후보추천위원으로 민주당 2명, 국민의힘 1명, 범야권 교섭단체 1명씩 각각 추천할 수 있다.

범야권 교섭단체는 추천위원회의 특검 후보 최종 결정에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추천위원회에서는 법무부 차관과 국민의힘 몫 1명을 합친 2명이 명확한 여권 성향으로, 민주당 몫 2명과 범야권 교섭단체 1명을 합친 3명이 야권 성향으로 분류된다. 법원행정처 차장과 대한변호사협회장이 변수다. 범야권의 한 관계자는 "법원행정처 차장은 중도 성향으로 보고 있다"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로톡 문제로 관계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설특검 카드로 그동안 정당별 이념·정책 차이로 지지부진했던 범야권 교섭단체 구성 논의에 새로운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김 의원의 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개혁신당은 국회 본회의 재표결을 앞둔 채 해병 특검법의 처리 상황을 우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