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개정안 강도 높게 비판
재계 “근로자 불법행위 만연 우려”

고용노동부가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서 전날 의결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 확대 △쟁의행위 범위 확대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만큼 노사 관계 복잡성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전날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개정안에 대해 “고용노동정책을 책임지고 노조법을 집행하는 장관으로서 법리상 문제와 현장 노사관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 산업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전체 국민과 근로자의 권익 향상을 저해할 것이 예상되는 개정안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개정안에 사용자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노조의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어 산업현장에 적용될 경우 사용자의 불법을 이유로 근로자들의 불법행위가 만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장관도 “불법적인 쟁의행위 등은 헌법의 보호영역을 벗어난 것으로 일반 국민과 동일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개정안은 불법행위자가 노동조합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부여하고,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제한하고 있어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개정안에 따른 산업 현장의 법질서 혼란도 강조했다. 그는 “개인사업자 간의 담합이 단체교섭으로 포장되고 사업자들의 집단행동도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로 보호받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사용자 개념을 ‘실질적·구체적인 지배력과 영향력’을 미치는 자로 확대하고 있어, 사용자는 누구와 교섭하고, 무엇을 교섭해야 하는지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도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법안이 가져올 산업현장의 혼란과 법체계상의 문제점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