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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포크 음악과 민중 음악의 선구자라 불렸던 김민기 전 학전 대표가 별세했다. 향년 73세.

지병인 위암과 장기간 사투를 벌이던 김민기는 21일 병세가 악화되며 숨을 거뒀다.

1951년 전북 익산에서 출생 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한 김민기는 붓이 아닌 마이크를 잡았다.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발표한 고인은 1970∼1980년대 청년문화 및 저항정신의 상징이었다. 이로 인해 1970년대 초 유신 정권 아래서 모진 고문을 받았고, 발표한 노래들이 ‘금지곡’이 되는 수모도 겪었다. 민중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로 엄혹한 시대를 견딘 고인은 1991년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열었다. 고 김광석을 비롯해 여행스케치, 박학기, 윤도현, 장필순 등이 이 무대에 섰고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 등을 배출했다.

고인은 평생 ‘뒷것’을 자처했다. 자신이 ‘배움의 밭’(학전·學田)에 뿌린 씨앗의 열매를 취하지 않겠다는 듯, 좀처럼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