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신정3동에서 혼자 사는 60대 뇌병변 장애인 A 씨는 약 2년 전 이사를 왔지만, 하반신과 왼손을 전혀 쓰지 못해 혼자 짐을 정리하기도 힘들었다. 살림살이와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린 방에서 생활하던 그는 최근 신정3동 복지담당자를 통해 양천구 ‘슬기로운 정리생활’ 서비스를 알게 돼 신청했다. 신정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약 1.5t에 달하는 생활쓰레기를 깨끗이 치우고 짐 정리까지 해 줬다. A 씨는 “이제 집으로 사람을 초대할 수 있겠다”고 기뻐했다.

양천구는 장애나 건강상 이유로 집 안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 저장강박증(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증상) 의심 가구 등을 위해 매달 한 번씩 슬기로운 정리생활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저소득 가정 등을 위해 청소와 수납 정리 등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도움을 받고 싶은 당사자가 주민센터에 신청하거나 다른 사람이 추천해도 된다.

양천구는 장애인 외에도 중증 우울증을 앓고 있는 중장년 남성 1인 가구, 암 환자가 있는 고령의 어르신 가구 등에 슬기로운 정리생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슬기로운 정리생활 사업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이나 건강상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