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여론조작’ 공소장에 적시

대선 전 대장동 개발비리 덮으려
金, ‘李 공산당 프레임’ 언론 전파
이재명 측과 유착관계 은폐 목적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다른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 변호사에게 “이재명 캠프에서 연락이 온다”면서 이른바 ‘대장동 그분’의 정체에 대한 인터뷰 번복을 종용한 것으로 검찰이 결론 내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이준동)는 김 씨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개발 비리를 덮기 위해 ‘이재명 공산당 프레임’과 ‘윤석열 수사무마 프레임’을 전파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 8일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으로 김 씨를 기소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공산당 프레임’은 대장동 개발 비리를 은폐할 목적으로 ‘이재명 후보는 오히려 성남시의 이익을 위해 민간업자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빼앗아 간 사람’이라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만들어 유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씨는 대장동 사업 수익이 나기 시작하던 2018년부터 이재명 측과의 유착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화천대유 관계자들에게 ‘우리는 이재명과 사이가 나쁘다는 프레임으로 가야 한다. 이재명이 공산당처럼 민간업자들로부터 수익을 많이 빼앗아 간 것처럼 이야기해야 한다’는 지침을 계속 강조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이러한 프레임에 따라 지난 대선을 앞두고 남 변호사 등이 언론 인터뷰를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김 씨도 2021년 9월 15일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언급해 허위사실을 지속해 유포했다고 봤다. 김 씨는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녹취가 논란이 된 2021년 10월 남 변호사에게 연락해 “이재명 캠프에서도 연락이 계속 오니 ‘그분’이 이재명이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서 분명하게 정리를 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실제 남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분은 이재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2021년 9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사업의 공공환수 실적을 강조하면서 화천대유 대표였던 이성문 씨가 법정에서 자신을 “빨갱이, 공산당”으로 부른 사례를 제시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와 직접 연결되는 ‘수사 무마 프레임’은 김 씨가 만든 허위 사실이 언론의 보도 등을 통해 확산됐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재직 시절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를 봐줬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일부 기자들은 김 씨가 유포한 허위사실을 ‘취재 대상’으로 삼아 조우형과 이강길(대장동 개발 초기 사업자)을 인터뷰하거나 관련 취재를 진행했다”며 “각 언론사는 마치 수사 무마 의혹이 실제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고, 김 씨는 허위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정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하지만 검찰은 각 언론사의 보도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면서도 김 씨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았다. 김 씨 측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현재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