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부산경찰청에 검거된 ‘카드깡’ 사기 대출 일당이 유튜브 채널에 허위로 올린 대출 광고 영상 장면. 부산경찰청 제공

200억 원어치 ‘카드깡’으로 55억 원 수수료 챙긴 일당 검거
유튜브·사이트 계정 수시로 바꾸며 수사 피하는 등 수법 뒤 수수료 16~25% 떼고 이득 챙겨
법인 명의 빌려줘 허위 신용카드 거래 가능하게 한 업체 3곳 대표도 경찰 추적 수사 중

부산=이승륜 기자


200억 원어치 ‘카드깡’ 사기 대출로 55억 원 상당의 부당 수수료 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유튜브 광고로 급전이 필요한 이들을 모아 범행을 저질렀는데, 범행에 악용된 계정 거래를 법적으로 제재하기도 쉽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부산경찰청은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A(20대) 씨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1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2022년 6월 해운대구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범행을 도울 고향 선후배 등을 조직원으로 모았다. 이후 A 씨 일당은 구독자가 많은 유튜브 계정을 1억 원가량을 주고 빌린 뒤 해당 채널에 ‘연락 시 바로 100% 소액 대출해준다’는 내용의 대출 관련 홍보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을 본 시청자들 중 급하게 돈이 필요한 이들은 별도로 만들어진 인터넷 대출 사이트를 통해 A 씨 일당과 접촉해 카카오톡이나 전화로 대출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대출이 이뤄진 게 아니라 PC 등 물품을 구매한 것처럼 최대 200만~300만 원어치 물품을 허위로 신용카드 결제한 뒤 현금 지급하는 카드깡이 이뤄진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됐다. 경찰은 A 씨 측이 카드깡을 통해 고객에게 현금을 주는 대가로 지급금의 16~25%를 수수료로 떼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봤다. A 씨 일당은 이 같은 수법으로 2022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만5000회에 걸쳐 200억 원 상당의 카드깡 범행을 저지르면서 55억2000만 원 가량의 부당 수수료 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 크게보기 부산경찰청에 검거된 ‘카드깡’ 사기 대출 일당이 범죄 수익으로 구매한 고급차. 부산경찰청 제공

이들은 또 범행 과정에서 신고를 받으면 기존 홍보용 유튜브 계정을 버리고 또 다른 유튜브 계정을 빌리고, 실제 범행에 이용된 대출 사이트 계정도 수시로 바꿔 총 9개의 계정을 만들고 이 중 5개의 계정을 계속 범행에 사용했다.

경찰은 A 씨 일당에게 법인 명의를 빌려줘 허위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게 한 유령 가맹점 업체 3곳의 대표도 공범으로 보고 추적 수사 중이다. 업체 대표들은 골프채 건강식품 PC용품 등을 판매하다가 사업을 포기한 뒤 A 씨 일당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대가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유튜브 검색창에 대출 키워드를 넣으면 다수의 대출 관련 게시물이 뜨는데, 이 중 가짜 대부업체 게시물도 다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A 씨 일당은 검색 결과 값으로 상위에 노출되기 위해 유튜브 측에 많은 돈을 준 것으로 안다”며 “일반인이 쉽게 카드깡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췄다. 특히 급전이 필요하지만 신용 등급이 낮아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운 이들은 신용카드와 신분증만 있으면 쉽게 범행에 말려들 수 있기에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