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전당대회 맞아? 15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후보 지지자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뉴시스

■ 폭력 사태에도 공방 거듭

원 “한 반대 구호 외친 사람들
저희 지지자인지 알 수 없어”
한 “상호충돌·비방이라 하는데
내가 네거티브 하나라도 했나”

나·윤은 두 후보 동시에 비난
당선관위 “대립 계속되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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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가 한동훈·원희룡 후보 지지자 간 욕설과 야유, 의자를 집어 던지는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지면서 ‘단일대오’를 위한 결집이 아니라 ‘혐오 정치’를 양산하는 장으로 변질됐다. 양 후보는 16일에도 ‘남 탓’ 공방을 이어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심리적 분당 사태로 번질 수 있는 최악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후보는 이날 채널A 유튜브 방송에서 “상호 충돌, 상호 비방이라고 하지만 제가 네거티브를 하나라도 한 게 있느냐”며 “(어제) 연설하는 과정에선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계획하고 와서 난동을 피운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막댓사수’(인터넷에서 서로 각자 주장을 펼치며 싸울 때 어느 한쪽이 상대방 태도에 질려 토론을 멈추면 그 상대방이 자신이 논리적으로 이겼다고 혼자 승리를 선언하는 행위)에 비유했다.

원 후보는 이날 TV조선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전날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친 모양인데, (그 사람이) 저희 지지자인지 다른 (후보) 지지자인지 저희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 후보를 지지하는 유튜버가 저를 지지하는 유튜버를 폭행하는 영상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면서 “이런 팬클럽 행동들이 과거 우리 당에선 없었던 부분들이 유입된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역공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당시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 후보가 대표로 당선되더라도 이미 물꼬가 터졌기 때문에 수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날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는 세 번째 연설자인 한 후보가 단상에 올라 연설을 시작하자 일부 원 후보 지지자들이 “배신자” “꺼져라”를 외쳤다. 반대로 원 후보가 연설할 당시에는 한 후보 지지자들이 고성과 야유를 보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후보 출마에 분열의 원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원 후보도 황당하기 짝이 없는 헛발질 ‘마타도어’로 기름을 끼얹었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한 후보와 원 후보 측에 지지자들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서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지지자 간 폭력 사태가 벌어졌지만 두 후보자에게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캠프 차원에서 지지자들을 자극하는 발언이나 단어 등을 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는 강한 유감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예정된 방송 토론회에서도 대립이 계속될 경우 공식 경고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당 안팎에서는 향후 남은 방송토론·합동연설회 등에서도 과열이 이어진다면 여당이 전당대회 이후 심리적 분당 상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상현 후보는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변질시키고 분열·폭력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을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가”라며 “보수 분열을 초래하는 공멸의 폭주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폭력사태까지 발생하는 대립 속에서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후보자들의 자중자애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염유섭·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