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거제 배달앱은 운영 중단
“정부 과한 개입은 부작용”지적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대형 민간 배달앱 공세에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워줄 대안으로 꼽혔던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역 배달앱이 고사 직전으로 몰리고 있다. 일부 지역 배달앱은 이미 서비스를 종료했고, 지역 배달앱 운영을 계속하는 지자체는 운영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1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3∼4년 전 코로나19 당시 배달앱 열풍에 따른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 견제를 위해 줄줄이 출시됐던 공공 배달앱들이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다.

중소 민간 배달앱 여러 곳을 연합한 형태의 서울시 공공배달서비스 ‘서울배달플러스(+)’ 이용자는 지난해 3월 58만9566명에서 올해 3월 50만2288명으로 14.8%(8만7278명) 줄었다. 2020년 3월 출시된 국내 최초 공공 배달앱인 전북 군산시 ‘배달의명수’ 이용자도 같은 기간 1만5000명에서 1만3000명으로 감소했다.

사업성 악화를 못 버티고 공공 배달앱 운영을 중단하는 지자체도 줄을 잇고 있다. 부산시 ‘동백통’이 지난달, 경남 거제시 ‘배달올거제’ 및 강원도 ‘일단시켜’가 지난해 각각 서비스를 종료했다. 경기도 ‘배달특급’은 누적거래액이 지난해 8월 3000억 원을 넘겼지만 수익성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지난달 13일 경기도의회에서 배달특급의 적자 운영 문제가 지적되자 경기도는 “운영 방식의 전면 재검토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위기에 처한 공공 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정부도 지원에 나설 방침이지만, 정부 차원의 개입은 오히려 구축효과(정부 재정지출 확대가 민간기업 투자위축을 발생시키는 것)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상공인 부담을 낮출 목적으로 공공 배달앱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나서게 되면 오히려 배달앱 업계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소상공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공공배달앱 취지는 좋지만, 경쟁력이 미흡한 부문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