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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김형석(38)·임희정(여·36) 부부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일하던 저(희정)는 어느 날 한 홈쇼핑 상품기획자(MD)로부터 쇼호스트 제안을 받았습니다. 주변에 수소문해 보니, 그 MD가 업계에서 일 잘하기로 소문난 사람이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첫 미팅 때 긴장했는데,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업무 스타일도 저와 잘 맞아 다행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함께 일한 결과물이 제 맘에 쏙 들었고요. 그 MD가 남편이 될지는 당시로선 생각도 못 했어요.

저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뒤풀이나 회식에 참여하지 않은 스타일이었습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단발성 만남에 크게 의미 부여나 감정 소모, 에너지 소모를 하고 싶지 않기도 했고요. 일은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는 용기 넘치는 생각도 있었죠. 그러다 ‘맥주 한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차에 동료 쇼호스트가 MD들과 야구를 보러 간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됐습니다. 이어진 술자리에서 옆에 앉았던 남편이 남들 몰래 제 손을 꽉 잡는 거예요. 본래 성격대로라면 그 자리에서 일어나 면박을 주고 뛰쳐나와야 했지만, 터질 것 같은 가슴을 진정시키기에 급급했어요. 그렇게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지난 2018년 4월에 만난 우리는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9년 4월에 결혼했습니다. 연애하는 동안 우리 관계는 철저히 비밀에 부쳤어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비상구 계단에서 보거나 연애 에피소드를 방송에 녹여 내는 식으로 서로의 사랑을 표현했죠. 대부분 사내 연애는 당사자들 빼고 주변에서 다 안다고 하지만, 저희 둘은 정말 공개 전까지 아무도 몰랐어요.

결혼식은 저희를 잘 아는 직장 동료 및 지인분들과 함께 만들어 갔다는 점에서 특별했습니다. 저희가 만난 술자리를 만들어 준 쇼호스트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고요. 방송 제작팀이 식전 영상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술자리 문제 등으로 다투긴 했지만, 저희 둘은 축복처럼 찾아와 준 아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