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법인 명의 33%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법인차 등록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33%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취득가액 8000만 원 이상인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법인 명의로 고가의 수입차를 등록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월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는 12만5652대로, 이 중 법인 명의 등록 차량은 33.6%인 4만22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법인 명의 등록 차량 5만229대(비율 38.4%)에 비해 8029대 줄어든 수치다.

지난 10년간 연간 수입차 중 법인 명의 차량 등록 비율을 살펴보면 올해가 사실상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13년과 2014년에는 법인 명의 차량 비율이 40% 수준이었다. 이어 2017년 35.2%까지 내려갔다가 지난해에 39.7%로 다시 상승했다.

수입 법인차 증가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6만2564대였던 연간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해 10만7677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와 비슷한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10만 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의 경우 월평균 법인차 등록 대수가 8973대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033대에 그쳤다.

올해 1∼5월 법인 명의로 가장 많이 등록된 수입차 브랜드는 1만1837대를 기록한 BMW였다.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1만383대), 포르쉐(1592대)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 1만2670대까지 치솟았던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가 올해는 평균 7000대 수준에 머무는 걸 보면 연두색 번호판 부착의 영향이 크다”며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초고가 차량이 흔해지면서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도 많이 퇴색됐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