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연합뉴스

이스라엘 측 협상단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을 위한 출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인질 석방 후 이스라엘군 전투 재개 허용’ 등 4개 항목에 대해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마스 측의 영구 휴전 포기로 가자지구 휴전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상황 속에 나온 반응이어서 이번 결정이 향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총리실 성명을 통해 하마스 측과의 휴전협상에서 4개의 사항에 대해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특히 해당 성명은 "어떠한 합의도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이스라엘군의 전투 재개를 허용해야 한다"며 인질 석방 후 이스라엘이 전투를 재개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하마스 측 요구사항에 제동을 걸었다. 이어 성명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가자-이집트 국경을 통한 하마스의 무기 밀수와 하마스 무장 대원의 가자지구 북부 귀환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억류된 인질 가운데 생환자를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명은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동의한 원칙 뒤에 굳건히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반응은 하마스가 지난 4일 중재국을 통해 새로운 휴전안을 이스라엘측에 전달한지 나흘만에 나왔다. 당시 하마스는 양측간 휴전 합의 후 16일 동안 군인과 그동안 풀려나지 못한 남성 인질을 풀어주기로 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선제적 영구 휴전 요구도 접었다. 이에 장기 교착 국면에 빠졌던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상태였는데, 이스라엘 총리실이 협상 불가 사항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성명 발표 이후 이스라엘 및 중재국 일부 관료들은 이스라엘 현지 매체에 "네타냐후 총리가 겉으로는 하마스와 합의를 하려는 척 하면서 실상은 협상을 고꾸라뜨리려 한다"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하기도 했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갈등도 계속 고조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레바논 접경지대에 위치한 북부 헤르몬산을 방문해 하마스와 인질 석방 협상에 대해 "그것이 남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크게 기대한다"고 말하면서도 "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그것은 헤즈볼라가 우리와 합의한 게 아닌 만큼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