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85년 7월 1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이브 에이드’의 피날레 모습. 왼쪽부터 조지 마이클, 하비 골드스미스(공연 프로모터), 보노, 폴 매카트니, 프레디 머큐리. AP 연합뉴스

■ 역사 속의 This week

1985년 7월 13일, 7만2000명이 운집한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세계적인 가수들이 총출동한 콘서트가 펼쳐지고 있었다. 청바지에 흰 러닝셔츠를 입은 록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손을 치켜들며 등장했다. 그가 피아노를 치며 부른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를 시작으로 ‘라디오 가가(Radio Ga Ga)’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 등 히트곡이 이어졌다. 20여 분 동안 폭발적인 가창력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세계 공연사에 아로새겨진 이 무대는 2018년 머큐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재현됐다.

이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Live Aid)’를 기획한 사람은 아일랜드 출신의 록 가수 밥 겔도프이다. 1984년 11월 TV에서 굶어 죽어가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난민들의 참혹한 모습을 보게 된 그는 스팅, 조지 마이클, 보노, 필 콜린스, 보이 조지 등 내로라하는 영국 뮤지션들이 참여한 ‘밴드 에이드(Band Aid)’를 결성했다. 이들이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부른 노래 ‘그들은 크리스마스를 알까요(Do They Know It’s Christmas?)’는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 팝스타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듬해 1월 마이클 잭슨, 라이오넬 리치, 스티비 원더, 신디 로퍼 등 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를 녹음했다. 앨범은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서 4주간 1위에 올랐고, 세계적으로 2000만 장 이상 팔렸다. 수익금은 전액 기부됐다.

겔도프는 더 큰 계획을 세웠다. 지상 최대의 자선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가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과 미국 필라델피아의 존 F 케네디 스타디움에서 동시에 열렸다. 미국에서는 마돈나, 밥 딜런, 티나 터너, 에릭 클랩턴 등이 무대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U2, 퀸, 폴 매카트니, 데이비드 보위, 엘턴 존 등이 공연을 펼쳤다. 겔도프가 “그들이 쇼를 훔쳤다”고 극찬할 정도로 이날 퀸은 압도적이었다. 영국에서는 ‘두 데이 노 잇츠 크리스마스’, 미국에서는 ‘위 아 더 월드’를 다 함께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16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에 약 16만 명이 공연장에서 열광했으며, 100여 개국에서 15억 명이 시청했다. 모금액은 1억5000만 파운드에 달했다.

에티오피아 기아 난민을 돕기 위해 마련된 라이브 에이드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음악의 힘을 보여줬다. 공연을 기획한 겔도프는 1986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고, 20년 뒤인 2005년에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 맞춰 아프리카 빈곤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열린 초대형 콘서트 ‘라이브 8’을 총지휘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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