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아이가 수액걸이를 밀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르면 8일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최종 처분 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에 대한 처분 방침을 발표한다.

의정대화가 진전이 없는 가운데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 처분 방안을 확정하려는 것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통해 복귀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9월 하반기 수련을 시작하려면 각 수련병원은 이달 중순까지 전공의 결원을 파악한 후 전공의 모집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전공의 임용 시험 지침’에 따라 각 대학 수련평가위원회 사무국은 9월 1일로부터 45일 전, 즉 7월 중순까지는 모집 대상과 일정 등을 확정해야 한다. 모집공고를 내기 위해선 수련병원은 이달 초까지는 병원별로 복귀자와 비복귀자를 가려야 한다.

복지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4일 현재 전체 21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1만3756명 중 1104명(출근율 8.0%)만 근무 중이다. 정부가 병원을 상대로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를 내리기 하루 전인 지난 달 3일과 비교하면 근무 중인 전공의는 불과 91명만 늘었다. 현재 사직을 최종 처리해야 할 전공의만 1만명이 넘는 상황이다. 레지던트만 따졌을 때 4일 현재 전체 수련병원에서 사직이 처리된 사례는 0.58%(1만506명 중 61명)에 불과하다.

앞서 정부는 복귀한 전공의에게는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정부는 의사단체들 요구대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전면 취소’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로 보건의료 재난위기 경보 ‘심각’ 단계에서 내렸던 각종 명령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 된다. 전공의들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며 역공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여태껏 현장을 지켜온 전공의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정부는 행정처분 외에 사직 전공의들이 1년 내 같은 진료 과목의 같은 연차로 복귀할 수 없게 한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전공의 사직서 수리 시점을 6월 이후로 못 박은 만큼, 이 규정에 따라 사직 전공의들이 같은 진료과에서 같은 연차로 수련을 재시작하려면 적어도 내년 9월까지, 혹은 통상적인 전공의 선발 기간인 3월에 맞춰 2026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에 일부 수련병원 원장들은 사직한 전공의가 9월 하반기 모집을 통해 복귀할 수 있도록 ‘1년 내 동일 과목·연차로 응시 제한’ 지침을 개정해달라고 복지부에 요청한 상태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가 미미할 가능성에 대비해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병원에 따라 전체 인력에서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 곳도 있는데 이를 2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다. 정부는 전공의 인력이 줄어드는 상급종합병원들에 대해 병원급에 적합한 환자군 진료 비중 등을 중심으로 평가체계를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