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에 국내 환자 급증세
90%가 경기 등 수도권서 나와
작년보다 1주 앞서 주의보 발령
외부활동시 긴 옷 착용 등 권고

최근 방역 당국이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한 가운데 국내 말라리아 환자가 지난달에만 103명 발생하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모기 매개 감염병인 말라리아 환자는 이상기후로 지난달 더위가 빨리 시작되면서 모기 활동도 빨라지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6월까지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는 총 213명이다. 지난주 신규환자 수만 18명이다. 올 상반기 환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292명)보다 적지만 2022년 상반기(134명)에 비해 60% 가까이 증가했다. 질병청은 지난해보다 한 주 빠른 6월 18일 주의보를 발령했다.

상반기 신규환자 중 국내 발생은 90.1%, 해외 유입은 9.9%다. 해외 유입 국가는 주로 아프리카 대륙에 속했다. 국내 발생 환자 192명 중에선 남자가 87%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34.4%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경기 107명, 서울 33명, 인천 33명으로 국내 환자의 90.1%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강원 철원군의 한 군부대에서는 5명이 군집사례로 확인됐다. 군집사례는 말라리아 위험 지역 내 2명 이상의 환자가 증상 발생 간격 30일 이내, 거주지 거리 1㎞ 이내 발생한 경우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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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원충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류 암컷에 의해 전파된다. 전체 모기 중 말라리아 매개 모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5월 넷째 주 2.0% △6월 첫째 주 17.3% △6월 둘째 주 24.8% △6월 셋째 주 33.1%로 빠르게 늘어났다.

국내에서 말라리아 환자는 4∼5월에 증가세를 보이다가 6∼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지난해 말라리아 감염자는 4∼5월 110명(14.7%), 6∼9월 541명(72.4%) 발생했다. 이는 여름에는 모기가 활발히 활동해 말라리아 매개 모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발열, 오한,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48시간 간격으로 반복된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 치사율은 0.1% 미만으로 낮은 편이다. 해외 감염 말라리아 치사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야간 시간대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긴 옷 착용, 모기장 사용 등을 권고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잔류 효과가 높은 살충제를 적절한 장소에 살포하는 등 매개 모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라리아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빨리 진단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